한동안 애니메이션을 시작만 해두고 끝까지 보지 못했다. 재미가 없어서라기보다는, 다음 화를 재생하는 일에도 약간의 기력이 필요한 시기가 있는 것 같다. 그러다 오랜만에 한 편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서 봤다.
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남은 것은 결말보다도 중간의 조용한 장면들이었다. 인물이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거나, 아무 일 없이 길을 걷는 장면 같은 것들이다. 이야기에 꼭 필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빈 시간이 작품 전체의 속도를 정해준다.
감상문을 쓸 때 줄거리를 다시 설명하는 데 지면을 너무 많이 쓰지 않으려고 한다. 기억에 남은 장면 하나와, 왜 그것이 남았는지만 적어도 충분할 것 같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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